요즘 들어 환경, 기후변화, 탄소중립, 제로 웨이스트 등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 지역, 나라, 지구까지 광범위하게
환경에 관한 환경운동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나 또한 긍정적인 활동을 생각을 하다가
우연치 않게 플로깅이라는 운동을 알게 되었다.
플로깅은 2016년 스웨덴에서 시작된 운동으로
스웨덴어 plocka upp(이삭을 줍는다) + 영어 jogging(달리기)이 합쳐서 플로깅이라는 단어가 생겼다.
이삭을 주우며 달리는 운동 즉, 쓰레기를 주우며 달리는 운동으로 불리되었는데,
현재는 한국에서도 활발히 퍼져나가고 있는 긍정적인 운동이다.
2019년 국립국어원에서는 플로깅을 대체할 우리말로 쓰담달리기를 지정하여 알리고 있다.
인터넷이나 SNS에서는 플로깅, 줍깅, 쓰담달리기 등의 키워드로 많은 사진들과 영상들이 업로드되고 있다.
나는 지금 인천 서구문화재단에서 진행 중인
청년기획자 활동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청년기획자이다.
좋은 기회를 얻어 지역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신청한 일이
확장되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내가 기획한 프로젝트는 크게 3가지로 구성하였는데
코로나로 힘들어진 자영업자분들의 영업점을 홍보하는 영상을 만들어 홍보하는 것과
동네에서 활동하거나 즐길 수 있는 장소, 모임, 동호회 등을 알리는 영상을 만들어 홍보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네를 깔끔하게 스스로 가꾸자는 의미로 동네 플로깅을 기획했다.
첫 번째, 두 번째의 경우 대상을 알아보기 위해 여러 가지 홍보 이미지와 광고를 통해 모집을 하고 있고,
마지막 동네 플로깅은 나 먼저 움직이고, 같이 할 수 있는 활동가를 모집하기로 계획했다.
그렇게 6월 25일 토요일 나의 첫 쓰레기 줍기가 시작되었다.
쓰담달리기(플로깅)을 하기 위해서는 간편한 운동 복장과 쓰레기를 담을 수 있는 다회용 봉지만 있으면
준비가 끝난다. 일단 운동이기 때문에 최대한 간편하게 소지하는 것이 좋다.
다만, 쓰레기를 줍는 행동이 있는데 맨손으로 하다 보면 손에 오염물이 묻거나, 다칠 수 있으니
장갑이나 집게를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에는 사실 조금 쑥스럽고 부끄러웠다.
어린 시절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인데, 사회생활을 하며 차츰 극복을 했지만
겉으로는 씩씩한척해도 속으로는 정말 걱정이 많고 고민이 많은 스타일이다.
집 앞에 나가자마자 부동산 홍보 전단지, 근처 마트에 상품 홍보물, 담배꽁초들이 눈에 띄었다.
일단 그것부터 줍자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같은 빌라에 사는 주민분들이 내려오면서
나를 보셨다. 성격 때문인지 슬쩍 인사를 하고 지나치는데 뭔지 모를 쑥스러움이 느껴졌다.
"그래 이왕 시작한 거 최선을 다해보자!"
집 앞을 지나 골목으로 나오는 순간 한동안은 허리를 펴지 못한 것 같았다.
한 발짝을 떼기도 전에 엄청나게 많은 쓰레기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쓰레기를 봉지에 하나둘씩 남으면서 쌓여가는 것을 보니,
쑥스러움이나 부끄러운 생각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정말 쓰레기가 많구나"라는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그러고는 부끄러움이나 쑥스러움 같은 생각은 없어지고
그저 쓰레기를 담으며 앞으로 달리고 있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집 주면 3km 돌면서 쓰레기를 주웠다.
혹시 몰라 챙긴 여분의 다회용 봉지까지 꺼내어 봉지 2개를 가득 채웠다.
3km를 돌아오는 길에도 봉지가 모자라 다 줍지 못한 쓰레기들이 눈에 띄었다.
"그래 내일은 여기로 다시 와야겠다"라는 목표(?)와 계획(?)이 생기게 되었다.
동네 쓰담달리기(플로깅)은 쓰레기를 담으며 달리는 운동이라기보단,
쓰레기가 너무 많아 쓰레기 담기가 더 바쁜 상황이었다.
우습지만 달리는 운동보다 쓰레기를 담는 행동이 운동이 더 되는 것 같다.
쓰레기를 줍고 돌아와 보니 쓰고 나갔던 아끼는 초록색 모자는
땀으로 꼭지 부분을 제외하곤 축축이 젖어있었고,
티셔츠와 바지, 속옷은 말할 것도 없이 땀으로 촤악 샤워를 했다.
볼은 불그레 상기되어 어디 대구 촌놈 아니랄까 봐 딱 봐도 촌티가 확 났다.
난생처음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주었더니,
생각 이상으로 내 생활 주변에 쓰레기가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저 쓰레기들이 거리를 굴러다니며 또 어느 골목 귀퉁이나 흙, 나뭇가지, 풀숲 사이에서
자리 잡게 될지 모른다. 그렇게 다시 돌고 돌아 나에게로 돌아올 것이다. 분명. 안 좋은 영향으로. 환경으로.
남들이 볼 때 "굳이 저런 걸 하나?", "사서 고생이네"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쓰담달리기(플로깅)을 하기 전과 후의 내 생각이 너무나도 바뀌었다.
건강하게 운동하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
이왕 운동할 거 다회용 봉지와 장갑, 집게 정도만 있다면 내가 지나온 그 자리만큼은
조금이나마 정말 티끌만큼이나 마 깨끗해질 수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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